우울증이 감기처럼 찾아오기 쉬운 현대사회의 모습을 비춰주는 영화
"증상을 보니 전형적인 우울증입니다."
가끔 등이나 허리가 아프고,
기분이 좋지 않은 어떤 날엔 식욕이 없고,
가끔 힘든일이 있을 때 두통이 있었을 뿐인데,
겨우 그 뿐인데 주인공 츠레는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밥벌이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늘 달고 사는 흔한 증상이고
오히려 이런 일을 한번도 안 겪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지만
그 증상들이 우울증 전조증상이었음을 주인공 부부 츠레와 하루코는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주인공 츠레는 항상 자신보다 남을 생각하는 성품을 가진 데다 자신을 괴롭히는 고객에게 조차 험담을 하지 않을 정도로 바른 성품을 가진 회사원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츠레의 아내 하루코는 당황스러워하면서도 걱정합니다.
그리고 곧장 츠레의 건강을 회복을 위해 회사를 그만둘 것을 권유하지만, 츠레가 그만두면 곧 떨어질 생활비 걱정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무신일이든 해내서 생활비를 벌고자 결심합니다.
영화의 모습들을 보면서 우울증에 걸릴정도로 극한의 마음상태에 내몰리면서도 꾸역꾸역 만원 지하철에 올라하기 싫은 일들을 꾸역꾸역 해내야 하는 현대사회 많은 직장인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되고 있는 일본 영화 입니다.
- 알아두면 좋은 영화에서 나오는 우울증의 흔한 전조증상들
- 등이 아프고 두통이 심하다.
- 어깨결림
- 관절통
- 메스꺼움 등의 신체적인 증상
- 입맛이 없음
- 죽고싶다는 말을 함.
서로를 탓하지 않고 감싸주며 사랑으로 이겨내는 따뜻한 등장인물들
우리나라 드라마를 많이 봤던 사람들이라면 남편이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은 이 부부 사이에 큰 갈등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시종일관 따듯하게 흘러갑니다.
츠레는 병원에서 1년에서 1년 반이라는 시간의 치료기간을 가지라는 권유를 받게 됩니다.
하루코는 우울증에 대해 검색해보고 우울증에 대해 알아갑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이 사실을 고백하게 되고 부모님은 사위를 함께 걱정하며
'우울증에 좋은 채소가 풍부한 식단' 을 권합니다.
하루코는 평소와 달리 풍부한 채소를 곁들인 식사를 준비하여 츠레를 맞이합니다.
회사에서 돌아온 츠레는 평소와 달리 식사에 공을 들인 하루코를 보며 자신을 돌보기 위해 하루코의 꿈이었던 만화연재가 방해를 받지는 않을지 걱정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는 부부의 모습은 시종일관 따듯합니다.
주인공들이 주변에 정말 있을 법한 너무 현실적인 인물들이라 더 많은 공감과 감동.
주인공 부부 츠레와 하루코는 우리 주변에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아주 평범한 인물입니다.
보통의 전형적인 주인공들처럼 비범한 능력이 이들 부부에게는 없습니다.
여자주인공인 하루코는 프리랜서 만화가이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억대의 연봉을 받으며 연예인처럼 티브이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는 스타 웹툰작가 같은 개념과는 다른 프리랜서 만화가입니다.
능력이 너무 출중해 소속되지 않고도 충분히 생계를 꾸려갈 수 있기 때문에 프리랜서인 것이 아닙니다.
특별한 작품을 쓴적이 없고 당장 새로 써온 작품도 편집자의 눈에 들지 못하는 아주 평범한 사람입니다.
이런 하루코는 생계를 위해 만화 일이 아닌 독자 엽서 페이지의 일러스트 일이라도 달라고 편집자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생계를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도 맡아해야 하는 점이 평범한 우리와 닮아있어 더 공감이 많이 가는 인물입니다.
또 다른 주인공이며 하루코의 남편인 츠레도 하루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츠레는 결혼생활 동안 5년을 회사에서 근면성실하게 일했습니다.
츠레가 가장으로서 벌이가 있었기 때문에 아내인 하루코는 자신이 꿈꿔왔던 일, 만화가라는 일에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만화가라는 일의 특성상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하루코는 츠레가 출근준비를 다마치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을 때가 돼서야 일어나 비몽사몽 한 모습으로 배웅을 하곤 합니다.
츠레는 그런 하루코를 나무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츠레는 아내처럼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지 못합니다.
츠레는 만원지하철에 많은 사람들 틈에 치여가며 출근을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일로 화풀이를 일삼는 진상고객에게 시달립니다.
설상가상으로 회사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최근 대규모 인원감축으로 직원들이 대량으로 해고되고 남아있는 직원들은 엄청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이런 일들을 겪던 어느 날 츠레는 평소에 늘 해왔던 일, 예를 들자면 출근 전 도시락을 싸는 것과 같은 평범한 일을 하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같다'는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 생소한 느낌을 받고 자신에게 무언가 다른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성실하고 자신보다 남들을 배려하는 츠레는 이렇게 바쁜 시기에 동료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며 꾸역꾸역 회사에 출근합니다. 하지만 평소에 늘 타던 지하철에 올라타는 일 조차 츠레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츠레는 회사 부장에게 상담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부장은 츠레의 상담에 불성실하게 임하며 츠레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입니다.
결국 츠레는 사람들이 다있는 앞에서 부장에게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고 고백을 하지만 부장은 심드렁한 태도로
"이렇게 바쁠때는 다들 우울증 환자나 다름없어. 잘린 사람들 몫까지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어?"
라고 되묻습니다.
우울증에 대해서 치료해야 할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단지 약해빠져서 나약한 소리나 하는 것이라고 잘못된 인식을 하는 주변사람들의 인식과 반응을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영화의 결말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 (약간의 스포 O)
이런 츠레를 보면서 현대사회의 모든 평범한 사람들에게 우울증이라는 것은 감기처럼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더욱 결말을 집중하면서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코는 자주 골동품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골동품을 고르곤 했는데
골동품점 할아버지는 오래된 유리 호리병을 고르곤 하루코를 향해 이런 말을 합니다.
"평범한 유리병일뿐이지만 안 깨졌다는 것만으로도 여기에 있게 된 거지"
그 말을 들은 하루코는 오래된 유리병을 바라보며 깨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되뇝니다.
이 말에는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자 결말에 가까운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오늘도 힘들어하며 귀가한 츠레에게 하루코는 회사를 그만둘 것을 권합니다.
책임감이 강한 츠레는 그럴 수 없다고 단언하지만 하루코는 깨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말을 전하며 회사를 그만둘 것을 재차 권합니다.
그리고 결국 츠레는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합니다.
하루코는 우울증에 좋다는 식단을 준비하고 츠레는 하루코가 싫어해서 자신이 좋아하지만 참아왔던 낫토를 먹으며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하고 솔직하게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인수인계를 위해 남아있던 회사에서는 늘 피하지 않고 화풀이를 받아냈던 진상고객의 전화를 피하기도 하면서 츠레는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희망을 가지게 된 츠레와 달리 의사는 우울증은 시계추처럼 잠시 멀어졌다가도 다시 오고 그리고 다시 멀어지기도 하면서 서서히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기분이 좋더라도 다시 좋아지지 않을 수 있다 경고합니다.
영화에서는 그런 츠레가 나빠졌다가 다시 좋아졌다가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내 하루코의 마음가짐이 달려지는 모습을 중점적으로 보여줍니다.
하루코는 왜 츠레가 우울증에 걸렸는지에 집중하기보다 이 아픔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지에 대해 집중합니다.
"힘든데도 억지로 버틸 필요가 없다"
고 생각하며 병을 이기려고 하거나 너무 애쓰지 않으려고 하며 점점 홀가분한 마음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힘든 감정을 이기려 하지 않고 마음이 힘들 땐 쉬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하루코는 생각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런 사람들과 그 주변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 >라는 만화를 연재하게 됩니다.
그런 하루코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남편 츠레는 자신이 우울증이 걸린 후 적었던 일기를 건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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